강한 비바람 속에서 끄적끄적

오늘은 강한 비바람이 불었던 하루였다. 아침부터 비바람 속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창문을 열어보니 세찬 바람과 비가 무섭게 내려와 멋있는 빗방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도 일어날 시간이었으니까 일어났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창문 밖을 보니 나뭇가지들이 날리고 지나가는 모습이 보여서, 외출하기 전에 우산을 꼭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산을 들고 집 밖을 나섰다.

문을 열고 나서 바람에 체력이 빨리 소진되어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저번에 비바람 속에서 걷는 것을 연습했던 덕분에 이번에는 강한 바람을 좀 더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운전을 하는 차가 지나갈 때마다 몸을 앞으로 숙여 바람과 비를 맞는 것을 피하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도 여전히 우산을 한 손에 쥐고 간절히 걸었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옷이 물에 젖어있어서 건조기를 찾아 다리를 말리려고 했다. 그런데 건조기 자리는 이미 많은 학생들이 차지했고, 마침내 빈 공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옷을 건조기에 넣고 조금 따스하게 된 몸을 가지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학교 안으로 들어섰을 때 비로 인해 발이 얼어붙어서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얼음 위를 따라 걸으려고 노력했지만, 계속 미끄러지는 바람 때문에 실패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걸음을 굳이 빠르게 하지 않고 천천히 나아갔다. 그랬더니 조금씩 발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었고, 결국에는 비바람을 이겨낼 수 있었다.

수업 중에도 바람과 비 때문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유리 창 밖으로 보이는 비의 소리와 바람이 수업 도중 역시 들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이야기를 잘 듣고 메모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수업이 끝나고 나니, 외출할 때와는 다르게 비가 조금 약해진 것 같았다.

하교할 때에는 우산을 쓸 필요도 없이 걸을 수 있을 만큼 비가 약해진 모습이었다. 그래도 뒷풀이를 하기로 한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 조금 서두르려고 했다.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에서 만나면서도 비바람 속에서 힘들게 걸어온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비가 달아나길 바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루를 돌이켜보니, 강한 비바람 속에서 힘들게 걸어온 것에 뿌듯함도 있었지만 그만큼 체력이 많이 소모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렇게 강한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강한 비바람 속에서 끄적끄적한 이 일기를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아직 비는 계속 내리는 중이다. 하지만 오늘은 강한 비바람을 이겨냈다는 느낌으로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